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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rancisco
댓글 0건 조회 4,712회 작성일 12-06-2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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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요구하실 장부

 

불교 용어 중에 찰나(刹那)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이 스치는 한 순간처럼 짧다는 뜻에서 가장 짧은 시간의 단위를 의미합니다. 손가락을 한 번 튕기는 시간을 65찰나로 보니 참으로 짧은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천지창조 이전부터 시작해서 세세대대로 세상을 다스리신 영원하신 하느님의 세월에 비교하면 우리 인간이 이 세상에 머무는 기간은 정말이지 찰나의 순간입니다.

 

서른 세 해 동안 짧고 굵은 생애를 살다 가셨던 예수님은 이 세상이 한 순간이라는 것, 이 세상의 좋아 보이는 모든 것들 역시 한때뿐이며 다 지나가는 것이라는 진리를 직시하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우리를 향해 눈을 좀 높이 들라시며 이렇게 외치십니다.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가지도 못한다.”(마태오 619-20)

 

언젠가 실수로 한 백화점 고급의류 매장으로 잘못 들어갔다가 몇 백 만원이라는 가격이 표시된 옷을 보고 제 눈을 의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옷도 한 10년만 세월이 흘러보십시오. 벌써 유행에 뒤쳐져 장롱 속 깊은 곳에 처박혀 눈길 한번 받지 못합니다. 결국 여기저기 좀이 슬고 점점 애물단지가 되어 폐품처리 되고 맙니다.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청춘을 바치고 인생을 다 걸고, 죽기 살기로 노력한 끝에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모았다고 합시다. 그러나 그런 재산도 이 세상 그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는 노화와 쇠락, 죽음을 막아내지 못합니다.

 

거세게 밀려왔다가 물러나는 성난 파도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몰려왔다가 흩어져가는 안개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세상의 영화는 반드시 사라져갑니다. 우리가 걷는 이 세상 여행길 반드시 끝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혈안이 되어 쌓아올린 세상의 재물은 우리 손아귀 사이로 모두 빠져나갑니다.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대자대비하신 하느님 앞으로 나아가는 홀로이며 가련한 한 영혼입니다. 그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달라고 하실 장부는 땅에 쌓은 재물의 장부가 아니라 하늘에 쌓은 보화의 장부입니다.

 

자신의 가진 재물을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가난한 이웃들과 나누었는지,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재능을 얼마나 세상과 이웃을 위해 사용했는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효과적이고 복음적으로 활용했는지를 보실 것입니다.

 

극단적인 물질주의에 현혹된 사람은 더 이상 영적인 것을 보지 못합니다. 지상 것에 지나치게 매인 사람은 영원한 것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외형적인 것에만 몰두하는 사람은 영혼의 가치를 알 길이 없습니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잠시 지나가는 것에 눈이 멀어 보다 아름다운 것, 보다 영속적인 것,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 시대 우리는 극단적 물질만능주의의 피해자들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대상인 재물의 축척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혹시라도 그런 대열에서 벗어나면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비춰집니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재물, 정말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적정선이 필요합니다.

 

너무 현실을 모르는 철부지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재물보다 더 큰 가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재물 없이 살아도 행복하고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교회가 먼저 보여줘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노력이 있습니다. 가진 바를 나누는 것입니다. 내 것 네 것 경계를 허무는 일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하느님 안에 한 자녀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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